2019년 4월에 본 콘텐츠

카테고리: 영화/드라마/책, 응그래

* 커버 이미지는 넷플릭스 <보잭 홀스맨> 캐릭터

2019.3.31-2019.4.9 넷플릭스 시리즈 <산타클라리타 다이어트> 시즌3 (5점 만점에 4.5점)

시즌2 마지막이 워낙 멋지게 끝났다보니 시즌3를 애타게 기다렸다.. 그리고 시즌3도 역시나 재밌었다…엉엉… 최고의 부부좀비코미디물…

무엇보다 좋은 건 주인공 부부의 딸 ‘에비’의 걸파워 에너지+성장담.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들해지는 다른 시리즈들 속 십대여성캐릭터들과 정 반대로, 에비는 십대다운, 딸다운, 하지만 무엇보다 에비다운 방식으로 강해진다. 위험에 빠진 부모님을 위해 자신이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면서당당하지만 때때로 주저하고 불안해하며 부모의 품에 안길 줄도 아는. 정말 멋지다.

그런데 시즌4가 불발됐단다. 시즌3 엔딩에서 그렇게 일을 벌여놓고! 규탄한다 넷플릭스.. 엉엉…

2019.4.20 넷플릭스 영화 <퍼펙트 데이트> (5점 만점에 3점)

노아 나온다고 영업당해서 봤는데.. 노아 이러다가 넷플릭스계의 휴그랜트 될 각이다.. 좋은데 싫고 또 좋고 그렇다…

상대가 원하는 완벽한 데이트상대가 되어준다, 는 컨셉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트레일러에서 그걸로 영업 다 해놓곤..) 주인공이 입시 에세이 쓰면서 ‘이 수많은 나 중에 진짜 나는 뭘까? 진짜 내가 있긴 할까?’ 고민하는데 그냥 거기 살짝 일조하는 수준?

근데 진짜 싫은건 주인공이 진짜 너무 남자애인것 + 너무 갑자기 철들어버리는 것. 고민 성찰 1도 없다가 갑자기 띵 하더니 결정을 척척 내리는 것이 별로였다. 그러더니 애인 친구 아빠까지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온다. 그렇게 모든 것이 괜찮은 듯 포장되는게 싫었던 것 같다.

2019.3.4-2019.4.20 넷플릭스 시리즈 <보잭 홀스맨> 시즌1-5 (5점 만점에 5점)

보다보면 우울해지는데 끊을 수 없는 애니시트콤. 왕년에 잘나갔던 배우 보잭. 돈은 많은데 과거의 영광만큼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 늘 불안하고, 대중과 주변사람들의 관심에 집착한다. 그가 술에 빠지고 약에 빠지고 관계에 빠지고, 어쩌다 커리어는 다시 승승장구하는데 속은 문드러져가는 이야기.

진짜 좋은 건 캐릭터. 대부분의 캐릭터가 직관적이고 단순해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갑자기 일탈하거나 터무니없는 선택을 내리고, 종잡을 수 없는 말과 태도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게 참 현실적이다. 지금까지 콘텐츠에서 본 캐릭터들이 주로 예상가능하게 훈훈했다면 보잭과 친구들을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더 애잔하고 안타깝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허한 심정이다. 허해서 일에 중독되거나, 딴짓에 중독되거나, 약과 술에 중독되거나, 어린 여자에 중독되거나. 작중 배경인 할리우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는 모르고 얼마나 현실반영된 설정인진 더더욱 모르지만 그 허한 심정엔 참 공감이 갔다. 나뿐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모르겠는 것들에 둘러싸여 지쳐가고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트콤.

2019.4.21 넷플릭스 시리즈 <스페셜> 시즌1 (5점 만점에 4.5점)

가벼운 뇌성마비 장애인 라이언. 어느날 당한 교통사고 이후, 그는 자신의 장애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해 생긴 후천적인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장애라는 결과는 같다. 하지만 라이언은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당당해진다. 장애인이 장애를 대하는, 아주 다층적인 태도와 감정을 압축한 드라마다.

주인공 라이언 역의 배우 라이언은 이 드라마를 쓴 작가이기도 하고, 동시에 드라마의 원작 책인 자서전의 저자이기도 하다.

라이언과 엄마가 맺고있는 관계도 아주 흥미로웠다. 내재화된 장애인 차별때문에 자기연민이 아주 심하면서도 서로를 탓하고, 하지만 서로 의존하는게 심해서 결국 떨어질 수 없는. 드라마 말미에서 둘은 관계의 균열을 발견했다. 그걸 잘 봉합하는 모습도 시즌2에서 보고싶다.

2019.4.23. 영화 <이스케이프 룸> (5점 만점에 3점)

어디선가 노잼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대를 안해 그런가? 재밌었다… 엄청난 오락영화.

설정 딱 하나(사이코패스 방탈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딱 영화 하나 분량의 이야기가 나올 만큼 복잡 혹은 단순하다. ‘갇힌 사람들이 알고보니…’ 이런 건 너무 클리셰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우선 6명이나 되는 인물들의 과거를 조잡하지 않게 보여줘서 작위적인 느낌이 훨씬 덜했다.

만약 방탈출 회사나 게임에 대해 너무 자세히 설명했다면 오히려 거짓말같은 느낌이 강했을 것 같은데, 적당히 환상적으로 처리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2019.4.23 넷플릭스 영화 <어쩌다 로맨스> (5점 만점에 3.5점)

로맨틱 코미디에 그려지는 클리셰(혹은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환상)를 극혐하는 주인공. 어느 날 눈 떠보니 뉴욕 전체가 13세 관람가 로코 세계로 바뀌어있다. 클리셰들로만 가득해서 모든 사람들이 친절해서 서로 막 사랑에 빠지고 욕도 못하고 그런.

처음부터 하고 싶은 말이 명확히 보이는 영화. 스포하자면 그건 ‘나 자신을 사랑하라!’ 사랑도, 커리어도, 모든 건 거기서부터 시작한다는 그런 뻔한… 그래도 운명적 사랑을 그리는 로코보다 나는 좋았다.

나는 이 영화를 진짜 재밌게 봤는데, 역시 메타개그..크… 뻔한 로코 법칙은 이제 질려!! 하면서 비꼬면서도 그 세계의 법칙을 이용해 전개되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코미디 요소도 너무 웃겼다. 제일 마지막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이, 영화의 마지막으로 뮤지컬하는데 혼자 보다가 너무 웃겨서 죽는 줄..

 

동그라미 인스타그램 @lookaroundthe.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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