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에 본 콘텐츠

카테고리: 영화/드라마/책, 응그래

* 커버 이미지는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

2019.5.6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 지로의 꿈> (5점 만점에 4점)

한 가지를 오랜시간 갈고 닦는다는 건 정말 존경스러운 일이다. 지로씨는 평생 스시를 만들었다. 늘 더 좋은 스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로씨는 밤에도 스시 꿈을 꿨다.

하나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일이 대단한 이유는 인내, 집념, 강한 목표의식 등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중 최고를 ‘불안과의 공존’으로 꼽고 싶다. 아는 분은 이렇게 말했다. 목표를 위해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면 안된다고. 가까이서 보려면 거기까지 가는 시간이 필수적이고, 결국 답을 찾지 못했더라고 그 시간은 필요했던 거라고. 보통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지로씨도 불안했을까? 아니었더라도, 나라면 아주 불안했을 거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너무 과하게 하는 나머지, 한 가지를 진득하게하지 못하는 성격을 폄하하곤 했다. 그리고 그 한 가지에 잘 정착하지 못하는 대표주자가 나였다. 하지만 요즘엔 그 오류에서 꽤나 벗어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나가 좋다고 상대적인 하나가 덜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이 설레서 늘 더 노력하고 싶어하던 지로씨의 마음은 오래도록 닮고싶었다.

2019.5.23 책 <옥상에서 만나요> (5점 만점에 4.5점)

헤이 시스터,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작가의 첫 단편집.

읽고나면 연대감이 느껴지는 소설. 9개 단편소설은 모두 여성을 화자로 삼거나 여성이 주인공이다. 여성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 만으로 이런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언가를 반증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2019.5.18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 (5점 만점에 4점)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는 조, 사실은 불완전한 스토커다. 나레이션을 따라 조의 내면을 대부분 알 수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청자는 조가 아니기 때문에 조의 내면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일단 그 간극이 재밌다. 다 알려주는 것 같으면서도 계속 뒤통수 맞는 기분. 그럴 수 있는 것이 조가 사이코패스 같으면서도 완전히 기계적이지 않고, 감정적이며 인간적이기 때문. 평면적이지 않은 악역이 매력적이다.

낮은 자존감에 휘둘리는 벡,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다. 스토커 남친도 못알아보는 벡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하던데 일견 동의. 하지만 나는 벡이 만나는 남자들은 어딘가 과하게 자존감이 높고 반면 벡은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설정에서 현실성을 느낀다. 그 설정 자체가 현실적이기도 하지만, 그 설정 덕분에 조의 인형으로 전락하는 벡의 상황이 현실성을 획득한다는 뜻.

특수한 이야기 같지만 ‘완벽한 사랑에 대한 환상’에 충분히 공감 가능하다. 백마 탄 왕자가 되고 싶어하는 조, 그리고 스스로가 백마 탄 왕자와 만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벡. 두 사람은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던 어린시절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고, 그로인해 ‘완벽한 사랑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갖게 되었다. 이런 전사가 둘의 기형적인 관계를 공감할만 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동그라미 인스타그램 @lookaroundthe.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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